2023년 6월 즈음 몇몇 곳의 면접을 모두 떨어지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하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네이버 부스트캠프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할 생각이 없었다. 나는 자바 웹 백엔드 분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곳은 처음에는 풀스택으로 배우고, 백엔드 분야로 나누더라도 자바가 아닌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한다고 나와있었기 때문이다.
고민하다가, 그래 지금 내 사정에 거를게 뭐가 있냐 라는 생각에 일단 써보기로 결심했다. 다른 부트캠프와 다르게 지원금도 나오지 않고, 지원할 때 만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이 한번 더 고민하게 했지만, 그래도 결국 마지막날에 여러 양식들을 모두 작성해 지원하게 되었다.
얼마뒤 1차 코딩테스트가 있었다. 알고리즘 2문제와 CS 지식 문제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CS문제는 되게 지엽적인 부분에서 나왔던 것 같다. 어쨌든, 어렵지 않게 풀어서 1차 코딩테스트는 합격하게 되었다.
또 얼마가 지나고 2차 코딩테스트를 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1번은 건너뛰고 2번을 먼저 풀고 3번을 풀었다. 3번은 많이 풀어본 유형의 문제라서 쉽게 풀었고 정답을 확신했다. 그런데 2번은 조금 많이 헷갈리는 부분들이 많아서 구현은 했지만 예외케이스에서 틀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1번은 그냥 아예 풀지 못했다. 총 1.5솔.
당연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다가 결과가 나왔다는 동기의 카톡을 보고 후다닥 확인했다. 합격이었다. 나도 합격이고, 같이 지원한 동기도 합격했다.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것이 기뻤고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챌린지를 시작하게 되었다. 부스트캠프는 1달간 챌린지 과정을 진행한 뒤, 여기서 살아남은 사람만 멤버십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
챌린지
어떤 방식으로 1달간 챌린지 과정이 진행될지 정말 궁금했었다. 사실 나 정도면 어느 정도 잘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첫날부터 쉽지 않았다. 우선 언어가 자바스크립트인데, 한 2~3년 전에 수업 때만 잠깐 쓰고 써본 적이 없던 언어다. 그냥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챌린지 때는 과제가 거의 매일 나온다. 과제가 주어지면, 관련된 학습을 하고 구현을 해야 했다. 정해진 일정은 매일 아침 10~19시 까지였는데, 나는 과제를 이 시간 안에 끝내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 나는 아직 정말 갈길이 멀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제한된 시간이다 보니, 학습 보단 구현에 더 많은 집중을 했다. 일단 돌아가는 코드를 만드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거의 매일 새벽 2시, 늦으면 4시까지 과제를 해결하려고 집중했다. 그리고 부스트캠프에서 강조했던 몇 가지중 하나인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학습한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라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만의 언어까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배운 내용들을 잊지 않고,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꺼내보기 위해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과제를 구현하기 위해 고민했던 것들,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한 것들을 기록하려고 노력했다.
정말 오랜만에, 사실 어쩌면 고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으로,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주 단위로 편성된 팀원들과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기 때문에 과제를 안 할 수가 없었고, 조금이라도 더 잘 만들어 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못하면 멤버십을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부담감도 있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 그리고 세상에 정말 고수는 많고 나는 우물 안 개구리도 아니고 올챙이정도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ㅋㅋ.
챌린지를 하면서 구현 능력도 올라갔지만, 의사소통, 문서화 기술도 많이 성장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달간 정말 정신없이 달렸고, 이제 멤버십 합격 결과를 기다리며 2~3주 정도 쉬었다. 이때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많이는 못했다.
탱자탱자 놀면서 회복하던 중, 멤버십 합격 메일을 받았다.
멤버십
멤버십은 4달 과정이다. 챌린지 때는 웹이라기보다는 cs 지식들을 사용하거나 해서 어떤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중점이었다면, 멤버십부터는 본격적으로 웹에 대한 공부와 기능 구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풀스택 바닐라로 과제를 구현했다. 벡엔드는 express로, 프론트는 html, css, js를 사용했다. 그리고 템플릿 엔진으로 ejs를 사용했다.
확실히 챌린지 때보다는 기간도 여유롭고 분량도 적절했다. 그리고, 이제 떨어질 일이 없다는 마음 때문인지 조금 해이해진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문서화, 의사소통, 학습, 구현은 매일매일 꾸준히 조금이라도 해 나갔다. 첫 과제가 끝나고부터 프론트, 백 분야가 나뉘었다.
나뉜 뒤에 분야별로 과제가 나왔다. 이 과제 이후부터 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룹 프로젝트 팀원은 직접 구해서 만들 수도 있었고 남은 사람들끼리 자동으로 매칭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설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룹 프로젝트 시작 전부터 치열한 컨택들이 뒤에서 오갔다.
챌린지, 멤버십을 같이 진행하며 봐왔던 사람들 중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몇 분 계셔서 연락을 했고, 좋은 팀을 짤 수 있었다. (https://github.com/boostcampwm2023/web12-algo-with-me)
아, 그룹 프로젝트에 앞서 네부캠을 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몇몇 있었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마스터님들의 응원이었다. 마스터분들은 절대절대 부정적인 말씀을 해주지 않으셨다. 항상 캠퍼들을 응원하고 격려해 주셨다. 이 점이 너무 좋았다. 정말 응원을 많이 받았고 많은 도움과 위로가 되었다. 매번 취업에 낙방하고 있을 때, "회사가 너를 못 알아 본거지 절대 네가 못해서 뽑히지 않은 것이다"라는 말이나, 여러분 모두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이나. 이런 말들이 정말 위로가 많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네부캠을 하면서 이전에 떨어졌던 자신감을 정말 많이 얻게 되었고, 그룹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활동하여 성공리에 끝났다. 그룹프로젝트를 하면서는 선택과 근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소감
소심한 성격에 많은 캠퍼분들과 교류를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그래도 많은 좋은 분들을 알게 되었고 다들 열심히 하시는 걸 보고 나도 큰 동기부여를 받았다.
부스트캠프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열정 가득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경험자들의 조언과 응원, 개발자로서 성장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의 방향을 잡아주는 점인 것 같다. (+ 취업지원과 스펙은 덤!) 네부캠 지원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고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리뷰어로 활동하고 싶다. ㅎㅎ
네부캠이 끝나고 취업도 성공해서 모든 게 잘 풀리는 것 같다! 너무 잘 풀려서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이런 마음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